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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Min, Sung-sik

조화와 균형을 추구하는 상상의 공간

 

미술이 종교와 세속의 절대세력에 봉사하던 시대가 지나면서 작가들은 자신들의 작품 속에 역사적, 사회적 문제보다 개인적 차원에서의 생각과 감정을 주입하는 방향으로 급격히 선회하였다. 이렇게 사적 사유 공간으로 전환된 화면 안에서 작가들은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자유와 상상을 만끽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자유와 상상이 지배하는 장에서는 규범이나 원리와 같은 거추장스런 기준이 별로 잘 어울리지 않게 되었다. 서양미술사에서 일어났던 근대 유럽의 아카데미적 회화의 규범에 대한 저항은 결국 이러한 작가들의 상상력과 자유의 신장에 따른 자연스런 반작용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민성식은 자신의 작품 속에서 자유롭게 상상하고 사유하며 신선한 조형 어법으로 우리에게 현대사회의 삶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는 보통의 작가들과 좀 다른 경로로 작가의 길을 걸어오고 있다. 미술대학 진학과 휴학, 미국으로의 이주를 통해 경험하게 되는 낯선 곳에서의 직업생활, 그리고 그로부터 이따금씩 찾아오는 그리움이라는 향수병, 다시 귀국해서 학업을 마치고 시작한 국내에서의 사회활동과 대학원 진학 등은 보통의 작가들의 이력과는 다른 다양한 경험과 소회를 자신의 작품 속에 풀어놓을 기회를 제공해주게 된다. 이러한 다양한 사회 경험으로부터 얻어낸 작가의 인생철학은 한마디로 '조화와 균형'이었다. 개인적 차원이든 사회적 차원이든 이러한 조화와 균형은 물질적인 면에서나 정신적인 면에서나 우리들에게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이며 현대사회에서 이러한 균형이 상실됨으로써 우리의 정신 건강을 해치며 공허감이나 스트레스가 유발되고, 사회적으로는 집단간의 분쟁과 공격성이 증가한다. 또 이러한 조화와 균형은 도시와 자연 사이에서도 그 필요성이 절감되는데 특히 도시 생활에 얽매인 현대인들에게 자연은 치열한 도시생활에서 축적되는 스트레스와 독성을 치유하는 해독제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피난처이자 동경의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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